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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자
    일상 2020. 10. 2. 01:58

    코로나 바이러스로 하늘길이 막힌지도 반년 이상 지났다. 해외여행을 그리워하고 있을 분들이 무척이나 많으리라.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하늘이, 구름이, 도시의 불빛이 그립다. 

     

    나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해외로 여행을 떠나볼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국내에도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은데 뭐하러 해외로 나가냐고. 괜히 나가서 외화 낭비하지 하지 말라고. 물론 국내 여행이 해외여행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외국이라는, 내 평범한 일상생활과 떨어져 있는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있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의 차이점은 '긴장감'이다. 국내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는 어느 정도의 긴장을 가지고 있을까. 어디서나 같은 언어가 통하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본인의 동네에 있을 때와 다르지 않게 쉽고 간단하게 구할 수 있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익숙한 상황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해외 여행은 다르다. 타국의 공항에 혼자 있는 자신을 생각해보라. 언어도, 문화도 다른 곳에서 홀로 고립되어 우리는 극도까지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가. 또 길을 잃거나, 버스를 놓치거나, 물건을 도둑맞는 등 다양한 긴박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우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그 안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곤란에 처할 경우도 있을 것이고, 효율적인 선택으로 문제를 헤쳐나갈 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보람'이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면,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교의 교과과정을 도대체 어디서 써먹을 수 있는 것일까 하는 불평이 많았다. 언어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배우는 영어, 나의 제2외국어였던 일본어까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기회가 없었기에, 이들은 단순히 시험만을 위한 공부였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나는 오사카로의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처음엔 단순히 호기심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배운 일본어가 현지에서 얼마나 통할지 궁금했다. 4박 5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는 여행 내 모든 의사소통을 내가 배워온 일본어만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매 순간순간이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내 발음이 틀리면 어떡하지?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머리에 계속 맴돌았다. 두려움을 딛고 첫 말을 떼었을 때, 상대방이 내 말을 알아듣고 대답해주었을 때의 기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사실 이런 도전이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인생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보람 있는 일중 하나였다. 국내 여행에서는 분명 경험해볼수 없을 일이었으리라.

     

    지금은 무리이지만 언젠가 상황이 좋아지고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밖으로 나가보자.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덩그러니 혼자 남았을때 우리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그러한 긴장감있는 상황 속에서 얻는 사람마다 다른 교훈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본인만의 특별한 경험이나 해외 여행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알려주시길 바란다. 언젠가 구름위에서 새로운 경험을 마주할 것에 설레고 있을 나 자신을 그리며 이 글을 마친다.

     

    2020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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